드디어 교토의 남부를 벗어났다. 무려 열한 개의 글을 통해서 교토 남쪽을 평정하고 가메오카부터는 북쪽 방향으로 올라온다. 행정 구역은 11개이지만 보통 한 글에 1개에서 3개까지 쓰기 때문에 10개 이내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음 지역은 아마 오사카부의 향기가 강하게 난다. 이번 글에서는 기분은 교토의 북서쪽으로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서쪽에 있는 가메오카와 북쪽에서 서쪽까지 감싸고 있는 난탄 시를 알아본다.
호즈강 뱃놀이로 유명한 가메오카
사실상 뱃놀이가 전부라고 봐도 무방한 곳이지만 지금까지 소개했던 다른 도시들은 우지 정도를 제외하면 이보다 더 심한 곳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죽지 않고 시작해 본다. 교토부의 남부에 비해서 북부는 큼직큼직한 행정 구역을 자랑한다. 그래서 철도도 여러 개의 역이 지나며 철도 동호인들이 아주 좋아한다는 장점이 있다. 가메오카를 통과하는 주요 노선은 1개이며 JR 산인 본선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토에서 넘어와서 호즈쿄 역을 시작으로 우마호리, 가메오카, 나미카와, 지요카와를 지나서 난탄 시로 넘어간다. 보조 노선으로 관광을 목적으로 만든 사가노 관광철도의 종점인 도롯코카메오카 역도 있다. 관광철도의 나머지 3개의 역은 교토 내에 위치한다. 도시의 중심 번화가는 가메오카 역 근처에 형성되어 있으며 든든한 이온몰이 있어서 쇼핑까지 딱 좋다. 숙소가 많지는 않지만 가성비 좋은 곳이 있어서 만족스럽다.
가장 유명한 곳은 호즈쿄 협곡으로 가메오카 시에서 교토의 아라시야마 바로 앞까지 보트를 타고 투어를 할 수 있는 좁은 계곡이다. 호즈가와 보트 투어가 가장 유명한 장소이며 많은 국내외의 여행자들이 가메오카에서 배를 타고 내려간다. 전통적인 나무 보트를 타고 봄꽃부터 여름의 울창한 숲 그리고 가을의 화려한 단풍까지 강과 함께 주변의 산이 보여주는 풍경까지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관광 상품이다. 가메오카로 안 가면 모를까 간다고 하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뱃놀이가 조용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면 격하게 즐길 수 있는 래프팅도 있어서 사람에 따라서 활동적인 액티비티도 가능하다. 다음으로 유명한 곳은 이즈모 대신궁이라고 부르는 단풍과 토끼 석상으로 유명한 신사이다. 토요일에는 대중교통이 다니는데 평일에는 방문이 애매하고 렌터카를 추천하는 곳이다. 가메오카의 여행지들이 대부분 거리감이 있어서 렌터카를 추천한다. 교토 시내의 신사들과는 다른 넓은 부지와 조용한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가메오카 역을 기준으로 반대쪽을 보면 한국어로는 혈태사이고 일본어로는 아나오지라고 부르는 오래된 절이 있다. 외관만 봐도 세월이 느껴지는 이 절은 시간의 향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 가봄직한 곳이다. 남쪽에서는 단풍으로 유명한 구와야마 신사가 있어서 지역 주민들이 많이 방문한다. 이 동네에 있는 양조장으로 오이시 주조가 있으며 가는 김에 옆에 있는 히에다노 신사를 겸사겸사 방문하는 것도 좋다. 그곳이 너무 멀다면 가메야마 성 근처에 있는 세키주조가 있다. 렌터카가 부담스러울 경우에 가메오카를 즐기는 방법은 가메야마 성과 그 주위를 둘러싼 난고 공원을 둘러본 뒤에 앞서 소개했던 이온몰도 들르고 식사도 한 뒤에 뱃놀이를 하러 이동하는 것이다. 만약 10월에 방문한다면 가메야마 성 주변에서 가메오카 마츠리라고 하는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축제를 즐겨는 것도 좋다.
전통적인 초가집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이 있는 난탄
교토의 북쪽부터 서쪽까지 모두 감싸고 있는 거대한 행정 구역을 가지고 있는 난탄 시는 그만큼 산골 동네가 많은 곳이다. 시청이 있는 시내는 나름 도시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완벽한 시골의 모습을 보여준다. 렌터카를 이용한 여행도 좋고 아니면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인 가야부키노사토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철도는 JR 산인 본선이 통과한다. 가메오카로부터 넘어와서 야기, 요시토미, 소노베, 후나오카, 히요시, 신큐다이가쿠마에, 고마 역을 마지막으로 교탄바로 넘어간다. 지역이 넓다 보니 무려 7개의 역이 이 지역 내에 있다. 중심 역은 난탄 시청이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소노베 역이다. 쇼핑몰도 따로 없고 종합적으로 가메오카보다는 상당히 시골 느낌이 강하다.
앞서 언급된 가야부키노사토는 일본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가옥이 남아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사는 민속촌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마을 안에는 미야마 민속박물관과 쪽빛으로 물들이는 염색에 대한 전시물들이 있는 리틀 인디고 뮤지엄이 있어서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중국인들이 단체관광으로 많이 오는 곳이라고도 한다. 숙박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지 볼 곳은 아닌 것 같고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조금은 먼 감이 있어서 렌터카를 빌린다면 가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난탄의 남쪽에는 교토부립 루리케이 자연공원이 있다. 루리 계곡을 따라서 만들어진 공원인데 현지인들이나 일본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으로 보인다. 골프장, 온천, 캠핑장 등이 있어서 특별한 경험은 아니지만 계곡을 배경으로 편안하게 쉴 수 있겠다. 차량이 없다고 하면 솔직히 볼거리가 별로 없는데 하나 꼽자면 소노베 역 근처에 있는 이키미 텐만구 신사가 있다. 역시 만만한 게 신사라고 할 수 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액티비티 느낌이 살아있는 동네
가메오카는 교토와 바로 붙어있다 보니 나름 발전도 되었고 귀가 솔깃한 액티비티들이 몇 가지 있어서 재미있었다. 여기는 하루를 써서 가서 여러 신사나 절 중에서 한 두 개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뒤에 호즈강에서 배를 타고 다시 아라시야마까지 내려오면 하루 일정이 충실하게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난탄은 가야부키노사토가 중심이 되는데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 대비해서 왕복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잡아먹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교토에서 직행 버스가 있다던가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 즈음에 돌아오는 투어가 있다고 하면 한 번 시도해 볼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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